달력

4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인물사진을 정복하자.

글_ 한성수(동해대학교 멀티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사진 중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분야는 다름 아닌 인물 사진일 것이다. 증명사진에서부터 친구들과 관광지에서 촬영하는 기념사진이나 결혼식, 돌, 회갑 잔치 등 각종 행사에서 촬영되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인물사진은 매우 폭 넓게 촬영되고 있다. 때문에 누구나 한번 쯤 다른 사람을 촬영해 보거나 또는 자신이 직접 사진 속의 주인공이 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결과물에 대한 불만이나 의문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진 속의 이미지가 실제 자신의 모습보다 잘 나오기를 원하지만 막상 촬영에 임하거나 사진을 받아 보면 그리 쉽지 만은 않게 느껴진다.

사진(寫眞)이라는 용어 자체가 의미하듯이 사진은 대상의 외관을 있는 그대로 재현시켜 준다. 사진이 갖고 있는 이러한 특성은 우리들로 하여금 사진 속에서 보여지는 요소들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는 그 대상이 인물일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아 들고 만족해 기분 좋아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사진 속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이라도 하듯이 이내 수긍하고 만다. 또는 농담 삼아 얘기하는 ‘원판불변의 법칙’(?)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카메라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들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주위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진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사람들이나 간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산한 경우도 많고, 장엄하게 펼쳐진 풍경사진 속의 장소도 실제로 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인물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얼굴에서는 잡티 하나 발견할 수 없다.

또 이마와 눈가의 주름살이 사라진 할아버지의 초상 사진, 마치 성형수술이라도 한 것처럼 갸름해진 사진 속 친구의 얼굴 등 많은 경우 사진은 우리가 실제로 그 대상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른 면들을 보여 주곤 한다.

이런 일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프로 사진가들 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자동 카메라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방법들도 있으며, 그런 몇 가지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훨씬 보기 좋은 인물 사진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우리 가족의 화목한 모습, 사랑하는 연인, 친구들과의 추억을 보다 멋진 모습으로 영원히 간직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 보도록 하자.

배경을 단순화시켜 인물을 부각시키자. 극단적으로 인물을 근접 촬영하지 않는 한 대부분 인물의 주변 배경이 화면 내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주변 배경은 때로는 그 인물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인물을 부각시키고 사진 속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경우 기념 촬영에서 멋진 풍경이나 건축물, 조형물 등을 배경으로 인물 촬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방문 장소에 대한 기록 이외에 사진 속의 배경이 그 자체로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지저분하고 불필요한 주변의 모습이 사진에 포함되어 시선을 빼앗고 인물이 부각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모든 사진에서 배경의 정리는 기본적인 사항이다. 배경의 정리는 말 그대로 복잡한 배경을 시각적으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적절한 배경을 선택하는 것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사진가는 촬영 순간순간 대상인 인물에도 집중하지만 그와 함께 배경을 이루는 주변 환경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적절한 배경의 선택이 어려운 경우 과감하게 단순화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조로운 패턴의 벽면을 배경으로 하거나 앵글을 낮춰 하늘을 화면에 포함시키는 것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렌즈의 선택은 많은 것을 좌우한다. 렌즈의 선택은 대상의 묘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인물 촬영을 위한 렌즈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각 렌즈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으므로 상황과 대상에 맞게 그 특성을 살려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다만 보다 자연스러운 인물의 묘사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광각 렌즈보다는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각 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화각은 넓은 반면 대상의 크기는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인물을 화면에 비중있게 포함시키려면 대상에 가까이 접근하게 되고 이는 원근감이 강조되면서 피사체가 왜곡되어 나타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여러 명이 늘어서서 광각 렌즈로 촬영된 기념사진의 경우 가장자리에 위치한 사람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는 것도 광각 렌즈의 사용에 따른 결과이다.

반면 망원 렌즈는 화각이 좁고 상의 크기가 커지게 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물로부터 떨어져 먼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다. 이는 원근감을 줄이고 보다 자연스러운 인물의 묘사를 가능하게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망원 렌즈의 사용은 불필요하게 많은 배경이 화면 내에 포함되는 것을 막아준다. 먼 거리에서 좁은 화각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인물을 같은 크기로 나타나게 하면 상대적으로 화면 내에 포함되는 배경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뒤 배경이 아웃 포커스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아웃 포커스(out of focus) 기법을 활용하자. 배경을 단순화시켜 정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초점이 어긋나 흐려지게 만드는 아웃 포커스(out of focus) 기법이다. 초점이 맞는 범위(피사계심도)를 얕게 조절하면 초점을 맞춘 지점만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그 앞쪽과 뒤쪽은 흐리게 나타난다. 배경을 아웃 포커스시키기 위한 방법은 세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광각 렌즈 보다는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소형 카메라의 경우 초점거리가 50mm인 표준 렌즈를 기준으로 이 보다 짧으면 광각 렌즈라고 하며, 길면 망원 렌즈에 속한다. 인물 촬영을 위해선 100~300mm 정도의 망원 렌즈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줌 기능이 있는 자동 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줌 버튼에 있는 [Wide] 보다는 [Tele] 쪽으로 이동시키고 촬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촬영 거리이다. 인물에 가까이 접근할 수록 아웃 포커스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물론 이때에도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광각 렌즈로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불필요한 왜곡을 가져오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한 렌즈에 따라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최단 촬영거리가 정해져 있으므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수동 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 초점이 맞는 상태를 뷰 파인더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으나, 자동카메라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파인더를 통해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에 촬영거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설명서 등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거리를 확인해 두거나 파인더 내에 초점과 노출이 맞았는지의 여부를 알려주는 LED 표시등을 통해 초점이 맞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조리개의 조절이다. 조리개 값을 낮춰 넓게 개방할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는 얕아져서 배경이 흐려지는 정도가 심해진다. 반대로 조리개 수치를 높여서 구경을 조일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어져 화면이 전체적으로 선명하게 묘사된다. 이상의 세 가지 방법 중 자신이 사용하는 카메라나 상황에 따라 서로 적절히 혼합하여 사용하게 되면 충분히 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노출 조절로 밝은 분위기를 만들자. 무겁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물사진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일 것이다.

모델의 포즈나 표정 관리 등을 통해서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으며, 노출 조절에 의한 명암 조절로 밝고 환한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노출 값 보다 ½~1stop 정도 과다시켜 주는 것이 좋다.

네거티브 필름의 경우 노출을 과다시켜도 인화과정에서 농도 조절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출 과다에 따른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리버설 필름으로 촬영할 경우 정상 노출 보다 1/3~½ stop 씩 과다시켜 가면서 한 두장 정도 더 찍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 필름(네거티브)으로 인화 의뢰시 약간 밝게 주문하면 촬영자의 의도를 어느 정도 표현할 수도 있다.

노출에 의한 조절과 함께 의상이나 주변 배경 등을 밝은 것으로 선택하고 전체적으로 그림자가 없는 상황에서 촬영하면 하이 키 사진(high key photo)을 만들 수도 있다.

[역광. 보정된 적정 노출]

[노출 과다 + 1]

[노출 과다. Cokin Diffuser filter1]
필터의 사용은 가장 간단한 방법. 필터의 사용은 인물 사진 촬영시 흔히 사용되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특히 여드름이나 기미, 주근깨 등 얼굴이 다소 지저분한 경우 필터는 매우 효과적인 도구이다. 주름살이 깊게 패인 할아버지가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을 보고 잘 나왔다고 좋아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 만큼 얼굴에 나타나는 질감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으로 가능하면 없애주는 것이 좋다. 소프트 포커스 필터(soft focus filter)나 확산 필터(diffuser filter) 등을 이용하면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

광선을 읽자. 사진에서 빛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조명은 단지 피사체를 밝게 비춰주는 것 뿐만 아니라 화면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얼굴의 형태에 따라 효과적인 광선의 방향이 각기 달라질 수는 있으나, 일반적인 경우 측면광보다는 정면광이나 역광인 상태가 바람직하다. 강한 측면광은 입체감이 살아나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만 얼굴 표면의 질감을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단점도 있다.

또한 태양이 머리 위에 위치한 정오 무렵에는 얼굴에 보기 싫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므로 촬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아주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태양광은 광선의 방향도 좋을 뿐 아니라 따뜻한 색감으로 포근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앵글의 변화는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인물의 포즈와 함께 카메라가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느냐 하는 것은 인물 묘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 각양각색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파악해 두는 것도 좋다. 여성인 경우 흔히 다리를 모으면서 한쪽 다리를 살짝 뒤쪽으로 감추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다리가 길고 가늘게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얼굴이 넓은 사람은 촬영시 습관적으로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면보다는 측면이 살짝 보이도록 촬영하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광원의 반대 방향으로 돌리지 말고 광원이 있는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얼굴이 다소 큰 경우 근접 촬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의 얼굴은 좌우가 대칭인 것 같지만 거의 모든 사람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

또한 헤어 스타일 등의 영향으로 좌우측 옆얼굴이 서로 다르게 보이게 된다. 평소 거울을 보면서 좌측과 우측면 중 어느 쪽이 마음에 드는지 확인해 보거나, 촬영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씩 번갈아 가면서 촬영해 보는 것도 좋다. 연예인 중에는 한쪽 얼굴에 자신이 없어 사진가로 하여금 절대로 촬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하이 앵글은 얼굴이 길게 보이면서 턱을 가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정면 보다는 약간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얼굴이 크고 평면적인 동양인의 경우 정면에서 근접 촬영을 하게 되면 좋지 못한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아래 위로 카메라를 이동시켜 다양한 앵글을 구사해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종종 스티커 사진이나 화상 카메라로 촬영된 모습이 훨씬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선명도가 떨어지는 흐려진 이미지와 앵글의 변화가 가져오는 효과이다.

윈도우 라이트는 매우 효과적인 광선이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확산광은 인물 촬영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광선이다. 사진가들은 많은 경우 강한 직사광보다는 부드럽게 확산된 간접광을 더 선호한다. 확산광은 보기 싫은 그림자의 경계선을 부드럽게 해주고 표면의 질감을 감소시켜 주는 등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실내로 들어오는 확산광은 콘트라스트의 증가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흔히 북쪽으로 향한 창문을 이용하라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이는 북쪽 하늘이 변화가 없고 안정된 광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방향에 상관없이 시간대를 적절히 선택해 가면서 촬영해 보도록 하자.

작은 불빛도 촬영에 이용해 보자. 실내에서 태양광이나 전자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실내등만을 이용하여 촬영을 시도해 보자. 다만 형광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형광등은 광원의 특성상 청록색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보기 싫은 푸르스름한 색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형광등보다 색온도가 더 떨어지기는 하지만 백열등을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백열등은 대개 적색의 따뜻한 색감을 나타내기 때문에 인물 촬영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Posted by 라면한그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