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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만나는 찰나의 표현


줌인 ‘포토리그’에서 [최다추천회원] 순위를 놓치지 않았던 ‘leevision’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훈 씨. 그가 즐겨하는 사진은 스냅사진과 캔디드 사진. 거리의 스냅사진은 남들이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순간을 포착해 촬영한다. 업무상 거래처를 가거나 비즈니스상 업무를 볼 때도 그는 항상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다닌다. 이것이야 말로 스냅사진을 찍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다. 딱히 사진촬영을 위해 길을 떠나거나 특정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그의 피사체이기 때문이다.

■ 예기치 못한 피사체의 행운은 노력한 이의 결과물!■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우연, 재미있는 상황 등은 스냅사진을 하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결과물이다. 혹자는 그에게 운이 좋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 행운은 노력하고 찾는 이에게만 가져온 다는 사실을 이정훈 씨는 사진을 통해 절감한다.
<사랑과 고독> <다정한 연인3> <사랑 VS 사랑> <에피소드> <만족스런 결과1,2> <우리는 단짝> <박장대소> <늑대들의 시선> <금강산도 식후경> 등은 그가 적절한 피사체를 찾아 다니기 위해 쏟아 부은 열정과 다년간 다져진 훈련에 의해 건져올린 것들이다. 이를 위해 촬영자는 피사체와 같이 잔디밭에 엎드려 촬영한다거나 무대 위에서 관중을 바라본다던가, 주제와 부주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한 촬영자의 모션도 과감하게 따라줄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와 끈기, 그리고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순간포착, 빨리 찍기만 한다고 될까?■
순간포착의 아주 적절한 예 가운데 하나가 <건강하세요!>의 사진의 경우인데, 하이앵글로
재밌고 위트가 넘친다. 머리와 다리, 팔, 등이 재미있는 구도를 만들었다. 극단적인 하이앵
글을 통해 공간이나 입체감은 생략되고 피사체의 단순화 되고 평면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
다. 순간적인 셔터 찬스를 잘 포착한 것으로 조형감각이나 균형감각이 뛰어나다. 이 상황에
서 이정훈 씨는 순간적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동시다발적으로 했다고 한다. 주변과의 조화, 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른 순발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발휘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1~2초 사이에 남느냐, 떠나느냐가 달려있어, 오랜 기간 훈련되지 않으면 쉽게 잡지 못하는 흥미 있는 사진이다. <늑대들의 시선> 역시 피사체 보다는 배경에 있는 남자들의 시선이 재미있어 의도적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 스냅사진, 그중에서도 연인들이으뜸■

그의 스냅사진 가운데 유난히 자주 접하게 되는 사진이 있다. 바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이다. 연인의 표정이나 모습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전체적인 조화도 중요하다.
피사체만 봐서는 안된다. 피사체와 주변환경과의 절묘한 ‘조화’와 ‘배치’는 스냅사진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은 다년간의 훈련에서만이 얻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테크닉이다. <다정한 연인> 시리즈를 보면 자연스러운 표정들이 근거리, 원거리, 전체적인 프레밍의 조화를 사진 곳곳에서 다 이루고 있다. 촬영자는 항상 시각의 다양화를 스스로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사랑과 고독>의 경우엔 연인과 홀로인 사람을 대비시키기 위해 심도가 깊은 사진으로 테크닉을 발휘했고, 이들의 모습을 흐트러뜨지 도록 정숙을 기해서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지형지물을 이용한 스냅사진 찍기■

스냅사진을 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지형지물이란다. 도시의 빌딩 위에서 거리의 흐르는 사람들을 촬영한다던가, 지하도에서 위쪽을 촬영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또 거리 중간 받침대를 이용하거나 꺾어진 길을 이용해 사람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하게 촬영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포착을 위해서다. <반복의 일과>는 출근시간 손잡이를 잡다가 포착한 것인데, 한 사람이라도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면 잡아내지 못할 사진이었다. 주변 사람들도 전혀 의식을 못한 자연스럽고 의도한 스냅사진이 된, 작가적인 시각과 순발력이 뛰어난 사진이 되었다.


■ 기다림의 미학, 그리고 고도의 연출■

스냅사진이라고 해서 순간포착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도의 연출이 따라주기도 한다. 행복한 연인사진이 단골인 그는 적합한(?) 연인을 물색해 다가가 촬영취지를 설명한다. 필요할 땐 사진을 보내주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거다!’ 싶은 상황이 연출될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 주변상황에 따라 촬영 포인트를 미리 정하고 화면을 힘있게 구성하는 오브제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거리사진에서 연출이란 바로 주위 풍경과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힘들어도 가야한다!>의 경우에도 이동권 보장 집회장소에서 사진촬영을 위한 양해를 구했다. 피사체 뒤에 군용트럭이 주는 느낌과 주인공의 표정이 이들이 이뤄내고자 하는 ‘바람’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내주고 있어서 촬영했다.



■ 일기와 시간에 결정되는 순간포착의 묘미■

높은 건물에서 내려다 본 연인들의 모습이 석양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다. 이때 이정훈씨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그림자에 비친 연인들의 꼬옥 잡은 손이었다. 이를 포인트로 촬영한 다정한 연인들의 사진은 그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날씨와 촬영하는 시간에 따라 연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이다. 날씨와 시간에 따른 빛의 방향 및 성질의 변화를 생각하고 대상의 표현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습득해야 한다. 그냥 지나치는 상황도 주변의 환경에 따라 색다른 사진의 표현도 가능한 것이다.


■ 연사 혹은 바짝 다가가 제대로 된 사진 건지기■

<참 맛있어!> 사진은 이정훈 씨가 원하는 사진을 얻어내기 위해 연사로 촬영해 14컷을 만들어 냈다. 그 가운데 그가 원한 사진이 바로 이 사진이다. 또 하나의 인사동 사진은 <우리는 단짝>이라는 사진으로, 거리의 많은 사람들로 인해 망원으로 당길 수 없어 바짝 다가가서 촬영한 사진이다. 이들이 대화도중 촬영하는 이를 봤다면 금새 이들은 경직되고, 의식해서 경계태세(?)를 취했을 것이다. 순발력 있게 이러한 사진을 포착하는 것 역시 오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 스냅사진 잘 찍는 요령, 다시 한번 복습■

스냅사진 혹은 캔디드 사진을 만들어내면서 이정훈 씨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얘기는 이렇다.
스피드를 위한 순발력, 다양한 시각기르기 즉, 로우앵글, 하이앵글, 근거리, 원거리 시도하기. 어떠한 경우의 상황에서도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며 자연스러운 사진을 위해 찾아 다니는 ‘노력’과 ‘열정’을 항상 카메라 가방 속에 함께 휴대할 것. 또 각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대처를 위한 여유와 이해를 가지고 있을 것 등이다. 이것만 염두에 둔다면, 스냅사진은 일단 따놓은 당상이 될 것 같다. 자, 카메라를 메고 거리로 나가보자!


* 기사에 게시된 사진의 초상권에 대한 책임과 권리는 작가에게 있습니다.
_임명숙 기자 / 사진_이정훈(http://www.lensworld.co.kr)
Posted by 라면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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