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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키워드는 감성이다.

2) 감성공학 기법, 무의식을 잡아라

 현대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의 개성화, 감성화입니다. 상품의 품질이 동등해 진다면 선택기준은 브랜드 이미지나 디자인, 컬러, 스타일 등의 작은 차이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 작은 차이에서 나만의 개성과 감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개성이 남과 다른 나만의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감성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와닿는 상품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감성적은 상품은 그 상품을 대하는 순간 '이게 뭐지?' 하는 의문부호대신 '아, 이거다!'하는 감탄사가 찍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상품의 발달사를 보면 제 1세대에는 기능, 품질, 성능이 중시되던 시대였습니다. 성장기까지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제 2세대인 성장후기가 되면 기능보다는 편리함이 주요 요인으로 고려되고, 제 3세대가 되면 상품의 구매요인은 편리함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변해 감성적 요인이 상품의 구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즐거움, 창조성, 새로운 아이디어 등이 그것입니다. 이른 바 미유윤창(美遊潤創)의 감성시장으로 변합니다.

 감성공학을 이용한 상품기획은 기존의 기법과는 판이합니다. 종래의 개발이나 상품 기획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을 상품화하는 데에만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도입되기 시작한 감성공학에 의한 상품개발은 소비자들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 어떤 욕구가 도사리고 있는 가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을 상품화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해 가는 방법입니다. 접근 방법이 뒤바뀐 것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지의 머리띠를 동여매고 작업을 했지만 그것은 '하는 소리'에 불과했고,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도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소비자 자신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의식화되고 있는게 아니라, 무의식 속에, 막연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는 것입니다.

 감성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감각과 차이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 코, 입, 코와 피부가 느끼는 것이 감각이라면 감성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아, 이거다!'하면서 가슴에 와닿는 상품을 만나면 사람들은 합리적인 두뇌와 사고를 뛰어 넘어 거기에 매료되게 됩니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듯이 말입니다. 우리가 아름다운 예술을 접할 때 느끼는 그런 기분인 것입니다. 감성 상품 중에서도 가장 감성적인 상품은 첨단 기술과 예술이 만난 경우일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소니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소니는 감성개념을 마케팅에 도입하여 성공한 세계최고의 감성기업입니다. 소니를 첨단 기술만의 기업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소니의 정체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소니는 첨단 기술 못지 않게 감성으로 무장한 기업이며 반대로 오늘날 소니를 있게 한 것은 이들의 예술적 감성 덕이었습니다. 소니를 감성적인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은 여러 가지입니다. 최고 경영자의 마인드가 그러하고 조직 특성이 그러하고 그들의 철학이 그러했습니다. 모리타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에 오른 오가노리오 회장을 봅시다. 사람들은 오가 노리오 소니 회장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지 모르지만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는 82년부터 95년까지 소니의 사장을 지냈으며 96년부터는 회장에 취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인물입니다.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그의 이력서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그가 어떤 경력의 소유자이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그를 동경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정도에서 유학이라도 했을 법한 인물로 상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전자의 '전'자도 모른 음악도였습니다. 그저 그런 정도의 음악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통으로 도쿄 예술대학 음악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가서 베를린 음악대학을 그것도 수석으로 졸업한 재능있는 음악도였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오페라 '휘가로의 결혼'에 출연할 정도로 유명한 음악가였습니다.  독일 유학 시절 그는 세기의 지휘자 카라얀과 교분을 나눌 정도로 친했으며 카라얀의 임종을 옆에서 지켜 본 장본이기도 합니다. 그와 소니와는 전생의 인연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소니'라는 회사 이름도 라틴어에서 소리를 뜻하는 Sonus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소리와는 묘한 인연을 가진 회사였습니다. 그런 기업에 음악도사 사장, 회장을 맡으며 회사규모를 1조엔에서 4조엔규모로 키운 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닌 듯 싶습니다. 오가 노리오 회장은 감성하나로 소니를 키운 장본인입니다. 병이 나면 병원대신 숲속으로 침대를 가져가 명상을 하는, 자연의 에너지로 병을 고치는 사람입니다.여기까지만 읽고도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자세로 경영에 임할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은 조직의 특성입니다. 소니에서는 같은 부서에서 10년을 근무하고도 동료의 학벌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하는 것을 물론이고 대학을 나왔느냐 아니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직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발상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뿐입니다. 격식마저 던져 버린 오가 노리오식 발상인 것입니다. 오라노리오 회장도 위대하지만 그런 그럴 사장으로 발탁한 모리타 전 회장의 안목도 높이 사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니의 감성적인 측면은 그들의 철학이었습니다.소니 상품의 철학은 '경량화, 소형화, 포터블화'였습니다. 전자 관련 상품의 미래를 무섭게 꿰뚫어 본 것입니다. 이런 철학 아래에서 개발된 것이 포켓용 라디오였으며 8mm 비디오 카메라, VTR, 워크맨이었습니다. 전자 제품은 언젠가는 경량화, 소형화, 포터블화의 길을 가게 되리라는 혜안이었습니다.

Source:시장을 지배하는 101가지 법칙/이영직지음/청년정신에서

Posted by 라면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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