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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이메일 안써요"
1년새 20% 이상 감소 SMS발송은 40% 급증 한국만의 독특한 현상
긴 글 귀찮아… 메신저·문자메시지로 짧고 편하게
김기홍기자 darma90@chosun.com
입력 : 2004.11.28 16:54 59' / 수정 : 2004.11.29 06:43 08'

손나래(20·덕성여대 재학)씨는 올 들어 이메일 사이트에 접속한 적이 별로 없다. 지난해 말 전담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이 그가 다른 사람에게 보낸 마지막 이메일이었다. 유영은(22·경희대 재학)씨도 이메일 사용을 끊은 지 오래다. 대신 버스나 지하철에서 친구들과 SMS(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채팅을 즐긴다. 두 사람은 27일 “이메일을 보낼 일도 없고 보내오는 사람도 없는데, 이메일을 계속 이용할 필요성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메일 황금시대가 저물고 있다. 인터넷 메신저·미니 홈페이지(1인 미디어로 불리는 간이 홈페이지)·SMS 등 대체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수단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때 인터넷의 총아로 평가받던 이메일의 아성(牙城)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메일의 퇴조는 IT(정보기술) 강국인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변화를 주도하는 계층은 10·20대들이다. 이들에게 이메일은 ‘낡고 공식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대학생 박모(연세대 재학)씨는 “이메일은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 보낼 때나 쓴다”고 말했으며, 회사원 김모(22)씨는 “이메일은 휴대전화·신용카드 청구서를 받는 용도로 사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충북대 이옥화(李玉禾·컴퓨터교육과) 교수가 지난달 경기·충청지역 중·고·대학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메일을 거의 또는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이 전체의 3분의 2에 육박했다.

이메일 기피 이유는 광고성 이메일이 많고, 답장이 즉각 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신세대들이 자기 생각을 길게 글로 표현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MS나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오가는 내용은 ‘밥 먹었니’ ‘어디 있니’ 등 한 문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교수는 “신세대들은 고민하고 기다리는 것을 꺼리며, 긴 문장 쓰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메일의 쇠퇴는 이런 신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메일의 쇠퇴는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횟수를 집계한 페이지뷰(Pageview)의 감소세로 확인된다. 이메일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이메일 서비스 페이지뷰는 지난해 10월 38억건에서 지난달 30억건으로 20% 이상 줄었다.

반면 SMS·미니 홈페이지 이용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의 경우, 월 SMS 발송 건수는 지난해 10월 27억건에서 지난달에는 40% 이상 급증했다. 미니 홈페이지의 대표격인 싸이월드는 지난해 10월 6억5000만건이던 페이지뷰가 지난달 170억건으로 26배 이상 상승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유현오(兪賢午) 사장은 “이메일은 신속성·편의성·신뢰성 면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이 속속 등장해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라면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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