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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의 포털 - 중] 문화 트렌드 포착이 관건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2004년 0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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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 업계가 눈을 돌리고 있는 세대다.

일각에선 수다스럽고 치장하기 좋아하는 W족과 세상 물정 모르는 N세대라고 지칭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들을 마냥(?) 폄하하기만 해서는 인터넷에서 사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젠 더 이상 인터넷 세상에선 남성과 인텔리전트의 우월성을 찾기 어렵다. 인터넷이라는 또 하나의 공간은 힘을 앞세운 억압과 착취적인 구조보다는 평등과 자유를 추구하는 새로운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이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에 가능하다.

◆미니홈피는 '방 문화', 블로그는 '광장문화'

인터넷에서 기술보다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것은 올해 '싸이질'이라는 신종 신드롬을 일으켰던 싸이월드(www.cyworld.nate.com)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차이점에서 잘 나타난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모두 '온라인 1인 미디어(媒體)'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화적 차이점이 있다. 미국에서 건너온 블로그가 '광장문화'에 가깝다면 이를 변형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한국형 '방 문화'에 가깝다.

특히 블로그 사용자가 주로 남성이 많은 반면 미니홈피를 사용하는 층은 주로 여성들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900만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미니홈피의 최근 이용자 지표를 살펴보면 여성이 55%로 45%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보다 많다. 또 10대가15%, 20대가 66%, 30대 13%, 40대 6% 비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여성 이용자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남성 이용자들을 유입하는 데 결정적 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작년 2003년 상반기까지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7 대 3 수준으로 여성 사용자가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그 해 하반기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6 대 4로 좁혀진다. 미니홈피는 바로 작년 8월을 기점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세를 탔다.

20대 여성들의 '방 문화'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반면 400만개가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www.naver.com) 블로그의 경우 그 반대다. 성별로는 남성이 55%, 여성이 45%다. 40대의 경우 남성 사용자가 70%로 압도적이다. 작년 10월 기준 네이버 블로그의 남녀 비율은 52대 48이었다.

◆초딩,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

'초딩'은 초등학생의 줄임말이 아니라, 몰지각한 사람들을 지칭하거나 그들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로 변질돼 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에서는 실제 초딩의 존재는 위력적이다.

야후코리아(www. yahoo.co.kr)의 경우 지난해 자사 사이트 전체 방문자 중 약 24%가 야후꾸러기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야후꾸러기는 회사 내에서도 3대 사업부문 중에 하나로 꼽힌다. 그 만큼 미래 비즈니스 차원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회원수가 360만명을 넘는 주니어 네이버는 어린이 전문포털 서비스로 사업적 비중이 크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캐릭터 사업엔 모든 포털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정도다.

닷컴 업계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 사이에는 4학년 정도의 공부 잘하고 부유한 집안의 여자아이가 이들 사이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한다고 한다"면서 "미래의 잠재 고객이자 진정한 네트워크 세대를 그대로 방치할 포털 업체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포털...문화적 트렌드 포착이 중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는 국내 포털 업계의 노력은 최근에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메일, 카페, 게임, 검색 등 이미 검증된 닷컴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한 인터넷 대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무선 모바일 환경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솔루션 개발에 포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국내 관련 콘텐츠 기업들 중 숨은 진주를 찾는다면 서슴없이 인수합병(M&A)을 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는 고민에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도 부지기수다.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는 포털 업계지만 쓸만한 콘텐츠가 빈곤한 것이다. 물론 그동안 양질의 콘텐츠 공급업체들을 키우지 못한 국내 업체들의 자업자득일 수 도 있지만 이제 인터넷의 문화적 코드를 읽어내는 데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포털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포털 시장에서 M&A에 대한 가능성은 어느 기업이든 존재한다"며 "유무선 통합 환경속에 포털들이 새로운 실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트렌드성 아이템의 성공은 목적성보다는 의외성에 더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제 인터넷도 3세대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문화적 코드를 읽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Posted by 라면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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