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한겨레21]싸이월드, 인터넷 역사를 다시 쓰다 | 네트웍의오늘과내일 포스트 삭제 2004/07/15 07:54
http://blog.naver.com/seekwolf/4061529

 

 

싸이월드, 인터넷 역사를 다시 쓰다
[한겨레21 2004-07-14 05:18]


[한겨레]

황금알을 낳는 미니홈피의 폭발적 신드롬…

그들은 어떻게 포털의 절대강자들을 제압했나

싸이월드가 인터넷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미니홈피가 폭발적인 신드롬을 낳으며 황금알을 낳는 가운데,
포털 업계의 절대강자였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아성마저 무너뜨린 상태다.
 
싸이월드는 어떻게 인터넷 업계의 지존으로 떠오르게 되었는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어떻게 ‘싸이폐인’들을 매혹시켰는가.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그동안 인터넷 업계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인터넷 세상으로 통하는 관문인 포털 사이트의 절대강자로서 워낙

막강한 지위를 누렸기 때문이다. 다음이 결심하면 포털 사이트의 새로운 흐름이

결정되기도 했다. 어느 순간 흔들림 없는 다음의 왕좌에 상처가 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다음은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NHN의 네이버가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라는 자극적인 카페 광고로 치고

나올 때만 해도 견딜 만했다. 문제는 뜻밖의 복병이 있었다는 것이다.

거대 포털 사이트의 터럭도 건드리지 못할 것 같던

다크호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포털 사이트 네이트닷컴이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800여만명

네이트닷컴의 위력은 ‘일촌 진지’에서 ‘도토리’를 비축한

‘싸이월드’(cyworld.nate.com)에서 비롯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츠고를 운영하던 SK그룹이 2002년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해

몸집을 키운 회사다.

이때만 해도 인터넷 업계에서는 당시의 포털 업계 판도를 고려해,

“재벌기업이 또 헛돈 쓴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싸이월드를 합병하면서

네이트닷컴은 재벌기업의 인터넷 진출사를 빛내고 있다.

그 시작에는 5년 전 촌수 개념을 도입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던 카이스트 출신들이 있었다.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다음 카페 등이 화려한 조명을 받는 동안 이들은 변방에서

절치부심의 나날을 보내다가 2001년 9월 ‘미니홈피’라는 개인 미디어를 선보였다.

이로써 싸이월드는 기존의 ‘카페’ 수준에서는 상상도 못한 ‘제국’의 기초를 다졌다.

누구나 싸이월드에 가입만 하면 미니홈피를 갖는다.

현재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800여만명.

지난해 합병 당시 회원 350만명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고속 성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서버 용량에만 현재까지

약 200억원(지난해 50억원 포함)을 쏟아부어야 했다.

처음 350메가의 트래픽을 감당하던 서버 용량을 16기가 트래픽 관리체제로

늘리면서 사용자들이 제기하던 잦은 오류와 속도 저하 등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장비 확충에 따라 서비스도 업그레이드됐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크게 개선하고 감성 서비스를 도입해 인맥들이 친밀도를

높이도록 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유무선 통합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물론 싸이월드의 성장을 몰고 간 원동력은 모기업의 자금 투입보다

미니홈피 자체의 폭발력이다. 미니홈피는 다음 카페나 프리챌 커뮤니티 등

 ‘그룹’ 위주로 이뤄지던 사이버 문화를 개인 위주로 바꾸는 전기를 만들었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해 ‘보는’ 데서, 자신만의 공간에서

‘보여주는’(Show) 주체로 나서는 현실을 간파한 것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기획했던 한 창립 멤버는

“미니홈피가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았다.

클럽 밖에서 사적인 관계를 맺어 그룹 활동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미니홈피가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며

인터넷의 개인화 추세를 이끌었다”고 말한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주변 사람들이 마치 자신의 가족인 양

정서적 유대감을 갖도록 만든다. 일촌이라는 말 자체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서 연유한 우리나라 특유의 개념이다.

자기 일촌의 둥지인 미니홈피에 수시로 방문해 글을 읽고 글을 남기는 것은

 현실 세계의 인맥 관리를 반영한다. 게다가 인터넷의 최고 병기라 불리는

검색을 통하지 않고서도 ‘파도타기’ 기능을 통하면 자신이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의 일상에까지 시시콜콜 개입할 수 있다.

거기엔 뻣뻣한 정치인, 포장된 연예·스포츠 스타, 가려진 재벌가

사람들 등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다가 서로 일촌을 맺으면 불특정 다수와 구별된 지위를 받는다.

한국 사회의 인맥 바다를 파도를 타며 구경하는 것은

그룹으로 뭉친 이전의 인터넷 포털과 확실히 다른 대목이다.

이렇게 미니홈피가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킨 데는 ‘아바타’가 있었다.

아바타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를 나타내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 캐릭터로 사용자의 분신 구실을 한다.

흔히 사용하는 ID류도 사이버 공간에 진입하는 가장 기초적인

문자적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아바타의 상업적 이용은

프리챌이나 다음 등이 주도했다. 하지만 미니홈피에 들어선

아바타는 그래픽 옷이나 가발 이상을 요구하는 비싼 장난감이었다.

미니룸은 다른 아바타에게 주어진 명함보다 작은 공간의 두배가 넘는

‘널찍한’ 공간이 주어졌다. 미니홈피 사용자는

“언젠가는 이런 방에서 살고 싶다”라는 욕망에 자기 방을 채우는 데 열중한다.

현재 싸이월드는 경쟁자이던 네오위즈의 ‘세이클럽’을 제압하고 아바타

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이버 도토리, 하루 수익 1억5천여만원

그렇다면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일부에서는 미니홈피의 열풍을 관음증과 노출증으로 요약한다.

호기심이 엿보기(관음증)로 이어지고, 일상을 오브제로 바꾸는 욕망(노출증)이

‘싸이폐인’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미니홈피가 사용자의 욕망을

자극하더라도 그것이 마케팅으로 연결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싸이월드는 광고나 홍보 등 마케팅 비용을 상대적으로

적게 투입하고도 가장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실제로 싸이월드는 대형 포털 사이트 업계의 강자로 떠오르면서도,

빅3사 가운데 가장 적은 마케팅 비용을 책정했다.

올해 마케팅 비용은 NHN이 200억원, 다음이 150억원으로 알려졌다.

네이트닷컴은 100억원가량을 마케팅에 쓸 계획이지만,

이것도 대부분 게임 서비스 ‘땅콩’에 집행할 예정이고

싸이월드에는 30억원 안팎을 배정했다.


싸이월드의 부족한 마케팅 ‘실탄’을 채워주는 것은 스스로 제품을 찾아서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입소문(word of mouth)이다.

 

한번 싸이월드에 빠져들면 자신이 빠지는 데서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권유하면서 ‘연쇄 중독’을 유발한다.

 

물론 싸이월드의 독특한 제품 성격이 작용한 결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중독 모드’를 심어놓은 것이다.

 

인터넷 마케팅 연구포럼의 최연철씨는 싸이월드의 특성화된 마케팅 효과에 대해

“싸이월드는 초기 화면에 잡다한 광고를 넣지 않아 무조건 잇속을 채우지 않는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거기에 각종 커뮤니티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갈증을 느꼈던 뭔가를 제공하면서 마케팅에 탄력이 붙었다”고 설명한다.

 


다른 포털 사이트이 ‘밀리면 끝장’이라며 물량 공세에 주력할 때 싸이월드는

그럴싸한 상품을 진열하는 것만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싸이월드의 월간 페이지뷰는 150억회로,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던

다음 카페를 여유 있게 따돌린 상태. 콘텐츠는 좋은데 돈이 될지 의심스러웠던

미니홈피가 일반명사로 널리 통용되면서 회원 수는 그대로 수익에 연결됐다.

 

미니홈피를 관리하고 미니룸을 꾸미는 행위를 일컫는 ‘싸이질’이 새로운 동사로

쓰이면서 도토리 구매는 일상사가 됐다.

 

“광고를 클릭하면 10원씩 적립해준다”는 식의

 ‘구걸형 수익모델’이 없이도 싸이폐인들은 현금을 아낌없이 결제한다.

 

이제 미니홈피는 개인 미디어를 넘어 인터넷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수익모델로 평가받는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게 ‘미니’ 홈피의 위력은 미니가 아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를 합병하기 전 해에 10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런 회사가 사이버 도토리를 파는 것만으로 지난해 80억원을 벌어들였다.

요즘은 하루 1억원 이상의 도토리 판매 수익을 올릴 정도다. 이에 따라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재정을 튼실하게 하는 한편, 모기업의

OK캐쉬백 적립금(도토리 매출의 20%가량을 포인트로 구매)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용자들은 처음에는 현금 결제에 거부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래서 식구들의 OK캐쉬백 적립금을 도토리로 전환하며 미니룸 꾸미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집안에 싸이질하는 자녀가 한명만 있어도, 싸이질을 하지 않는 식구들의

OK캐쉬백까지 연쇄 소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싸이월드가 약진을 거듭하는 동안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커뮤니티의 개인화 바람을 외면할 리 없다. 색다른 미니홈피로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발빠른 대응에 나선 곳은 지식iN 서비스로 검색 분야에서 야후코리아를 확실하게 제압한

NHN이었다. NHN은 싸이월드의 창립 멤버로 미니홈피 기획자로 활동하다

지난해 8월 합병 과정에서 회사를 그만둔 이람씨를 커뮤니티팀장으로 영입했다.

막바로 NHN은 지난해 10월 블로그와 카페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두달 뒤 블로그가 새로운 개인 미디어로 자리잡으면서 블로그와 연동되는

카페iN 서비스로 페이지뷰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카페iN 서비스는 커뮤티니 카페를 개설하면

회원 수만큼의 블로그가 동시에 만들어지는 서비스다.

‘부동의 다음’이 공포를 느끼다

NHN이 ‘7천만이 블로그를 가질 때까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개인 미디어

서비스에 나선 까닭은 명확하다. 블로그로 구체적인 수익을 내기보다는

네이버가 포털 서비스의 ‘지존’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것이다.

개인 미디어로 블로그를 선택한 것도 뉴스와 정보를 담아내는 네이버에 어울리는

매체를 검토한 결과였다. 누구나 쉽게 정보지기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람 커뮤니티팀장은 “개인 미디어 시장을 구분하고 싶었다.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주얼이 강한 미니홈피를 선택하고, 백지 노트를 정보 위주로 채우려는

사람들은 블로그를 선택하는 것이다.

네이버의 블로그 이용자 가운데 35살 이상이 35%나 되는 것도 그런 전략의 결과”라고 말한다.

사정이 이렇게 개인 미디어의 폭발적 세몰이로 이어지면서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음과 네이버, 야후 등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게임, 커뮤니티, 쇼핑 등을 통해

연간 2천억원을 벌어들이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네이트닷컴이 싸이월드를 발판으로 삼아

5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난공불락의 다음 카페가 미니홈피의 도토리 세례와 블로그의

홍수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부동의 다음’이라는 신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올해 들어 포털 사이트의 판도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불안했던

안색에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급기야 이재웅 사장은 지난 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개인 미디어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아무리 커뮤니티의 골리앗인

다음이라 해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신규 서비스 부재에

따른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에서도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에

다음이 있다는 믿음은 여전했다.

다음은 현재 온라인 미디어 지향이라는 전략에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

개인 미디어를 포괄하는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규 서비스의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음이 카페 뒤의 ‘다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이 하루 아침에 포털 사이트 업계의 지존 자리를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다음은 다급하다.

인터넷 업계의 절대강자에 오르기까지 경쟁 업체들이 한번 밀리면

영원히 끝나버리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의 숙명적인 딜레마

싸이월드는 상처받은 골리앗 다음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아무리 회원 수가 800만명이 되고, 페이지뷰가 가장 많아도 그것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곧바로 서버 증설이나 네트워크 설비 확충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느린 속도와 잦은 정기 점검으로 인한 ‘악명’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부 싸이폐인들은 “이것도 느림의 미학”이라고 자위하지만,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네티즌들이 언제까지나 싸이월드의

‘아다지오’에 맞춰 춤을 춰줄지는 모르는 일이다.

늘어나는 페이지뷰를 따라 설비 확충에만 헉헉대다 보면 대안의

수익모델과 서비스 개선 등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게 싸이월드의 숙명적인 딜레마다.

SK커뮤티케이션즈가 싸이월드를 합병한 게 1년 전의 일이다.

이전까지 싸이월드는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었다. 그나마 1980년대 유공을,

1990년대에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는 수완을 보인 SK가

유·무선 통합 서비스의 발판을 삼으려 싸이월드를 인수해

개인 미디어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뭔가 허전하다.

개인 미디어 서비스의 강화를 내세우면서도 1년 동안 통합 전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뛰어넘는 질적인 발전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브랜드의 힘만 믿다가 끝없는 추락세에 있는 야후코리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SK 품 안의 싸이월드는 자본력에 의지하기보다는

서비스의 질적인 승부로 시시각각 다가오는 임계점을 돌파해야 한다.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라면한그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