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서울 강북의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여·27) 씨는 지난해 가을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0) 씨와 결혼했다. 강남구 삼성동의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각각 강남의 K고와 Y고를 나온 전형적인 ‘강남 커플’.

김 씨는 “특별히 연애랄 것도 없이 편하게 만나다 정말 가족이 됐다”며 “동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과 결혼한 경우가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여고를 나온 직장인 강모(27) 씨는 “강남에 산다고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지역과 문화적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씨도 기왕이면 같은 강남 출신 남자와 만나고 싶어 한다.

본보가 서울시립대 이윤석(李允碩·도시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결혼정보업체 ‘선우’ 회원 9426명(26∼39세)을 분석한 결과 특히 강남 출신일수록 ‘문화동질성’이 중요한 결혼조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니면 ‘글쎄…’=강남 고교 출신 남성의 83.9%는 같은 강남 출신을, 16.1%는 ‘서울 출신’의 배우자를 선호했다.

전체 남성 회원의 40%가량이 서울 여성을 원한 것과 대조적이다. 강남 출신 여성도 절반 이상이 서울 출신 배우자를 선호했다.

종교도 마찬가지. 기독교(개신교)를 믿는 강남 출신 남녀의 절반 이상이 같은 종교를 가진 배우자를 원했다.

강남 출신으로 불교를 믿는 남성의 28.6%, 여성의 31.3%가 불교 신자 남성을 원해 불교 신자의 동일 종교 선호도도 평균(12.3%, 14%)보다 높았다.

천주교 신자의 경우 강남 남성의 31.4%(평균 23%), 강남 여성의 17.7%(평균 15.1%)가 같은 종교의 배우자를 원했다.

강남 출신끼리 동질성을 느낀다는 말은 반대로 다른 지역 출신과는 이질감을 느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자영업자 한모(33) 씨는 2년 전 결혼하며 구입한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아파트를 팔고 성동구 옥수동의 아파트로 옮겼다. 부인이 친정인 압구정동에 자주 가기 때문에 근처로 옮긴 것. 한 씨는 강서구, 부인은 강남구에서 각각 고교를 나왔다.

한 씨는 “연애결혼을 해서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아내를 따라 주말마다 강남에 있는 교회와 친목모임에 다니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 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눈높이’도 높다=강남 출신 남녀가 배우자감으로 생각하는 기준은 상대방의 출신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강남 출신 남성은 여성이 비강남 출신인 경우 교육직과 사무직의 순으로 좋아했지만 강남 출신이라면 사무직을 교육직보다 더 선호했다.

강남 여성도 비강남 출신 남성은 전문직 사무직 순으로 선호했지만 같은 강남 출신일 경우엔 전문직보다 사무직을 더 좋아했다.

 

배우자의 교육 수준에 대한 눈높이도 강남 출신이 좀 높았다. 강남 남성 중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는 자신과 비슷한 학력을 원하는 경우(23.3%)가 일반 회원(20%)보다 많았다.

비강남 남성에 대한 강남 여성의 선호도를 보면 30.7%는 석사, 8.4%는 박사를 원해 대졸 평균 여성이 찾는 배우자 학력(석사 25.2%, 박사 4.9%)보다 높았다.

‘싱글’인 박모(27·회사원) 씨는 “강남이 아닌 다른 지역 출신의 남성과 만날 때는 조건을 한두 가지 더 따지는 습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의 이희길(李凞吉) 소장은 “강남 회원의 경우 다른 지역 출신의 배우자가 가져야 할 ‘조건’에 대해서 더 까다로우며, 결혼을 결정할 때도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Posted by 라면한그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