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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4.21 행사촬영의 팁

* 타 클럽에 올렸던 글이라, 저희 클럽과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거창하게 팁이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나름대로 몇 번의 행사촬영을 한 뒤 느낀점이 있어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묵직한 카메라를 하나 들고 다니게 되면, 실력의 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행사의 촬영을 부탁받게 됩니다.

행사 촬영이란게 참 미묘해서, 잘 찍으면 당연한거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낭패가
되기 십상이더군요. 그래서 더 긴장하게 되고, 더 긴장하니 더 문제가 많아지는 악순환을
꽤 오래 겪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당당히 '사진'을 요구하는 지인들에게..
얼토당토 않는 변명으로 위기를 모면해야 했던 적도 꽤 있었지요..ㅠ.ㅠ


1) 촬영장비

주로 행사촬영을 위해 준비하는 장비는 dynax7과 28-70mm입니다. 처음엔 단렌즈 들고
뛰었다가 아주 고생에 고생을 한 뒤, 순전히 행사촬영만을 위해 표준줌을 구한 셈입니다.
스트로보는 5600HS(D)를 옴니바운스와 함께 사용하고, 반드시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합니다.
(스트로보는 엉뚱할 때 배터리 없음 램프를 켜곤 하더군요..) 미놀타 바디야 다들 훌륭하니까
큰 문제가 없다해도, 렌즈는 표준 줌에 인물화각 단렌즈 하나 정도는 준비하시는게 좋습니다.
단렌즈는 가급적 빠른(밝은)렌즈가 좋습니다.


2) 필름의 선택

아마, 제가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필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컬러필름으로 NPH400이나 1600감도 필름까지 사용해봤는데, 별로 신통치 않더군요.
특히 결혼식장의 경우 요즘엔 주로 어두운 분위기가 많고 색온도도 턱없이 낮은 경우가 꽤
있어서(하이라이트는 또 아닙니다만..) 가뜩이나 ISO로 힘주고 있는 필름이 벌겋게 떠버리기
딱 좋은 분위기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과감히 컬러를 포기했습니다. 삼각대 받쳐놓을 여유가
생기는 공연사진 빼고는, 대부분의 행사를 흑백필름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TMAX400을 사용하는데, ISO세팅을 1600에 맞춰서 두 스탑 푸쉬하는 방법을 사용하죠.
3200감도가 있긴 합니다만 현상/인화결과로 입자가 너무 거칠어서 나름대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꺼려지더군요.(물론 가격도 그 이유가 됩니다..)
고감도 필름을 사용하면 스트로보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바운스 때문에 머리 아플 일도
없지요. 단 미놀타 카메라들의 노출을 100% 신뢰하는 건 중요합니다. 되도록 렌즈밝기가 고정되어
있는 표준줌을 사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어지간한 조명환경에서도 1/60초 이상이 확보되고,
색온도에 민감하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관용도도 좋구요..^_^


3) 행사촬영의 진행

결혼식의 경우 대부분 지인들이 요구하는 건 서브나 스냅입니다.
'서브'나 '스냅'이란 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즉, 메인 촬영기사가 촬영할 사진을 굳이 한장씩
더 찍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결혼식 내내 멀뚱히 하객들 사진이나 찍는 것은..
좀 '생뚱맞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요즘 결혼식 사진의 부록처럼 등장하고 있는 스토리 앨범입니다.
주로 신랑이나 신부의 시선을 따라 결혼식을 엮어가는 방식인데, 사실 스냅 촬영에 이것보다 좋은
주제가 없더군요. 결혼식 자체는 조금만 촬영하고, 오히려 식전이나 식후에 초점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신랑,신부가 결혼식 날 꼭두 새벽부터 미용실에 가는 걸 따라가는 거죠.
오히려 본식보다 더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신부가 화장을 하는 모습이나, 신랑의 모습 등
나중에 더 많이 펼쳐보는 사진들은 주로 이런 사진들이죠...

그러나, 서브나 스냅이 아니라 본식촬영을 맡게 되는 경우가 바로 백일/돌잔치 사진들인데..
이 때 고감도 흑백 썼다간, 나중에 상당한 컴플레인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이 둔 부모의
까탈스러움은 혼식의 신랑 신부에 비할 바가 아니더군요. 무조건 컬러로 찍어야 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스트로보를 써야 합니다. 이 경우엔
표준 줌 대신 85미리나 50미리 정도의 밝은 단렌즈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400감도 컬러필름에 스트로보 달고, 가급적 1/30초 셋팅으로 촬영하시는게 보다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백일/돌잔치 사진은 아무리 머리써도 거기서 거깁니다. 제 친구의 컴플레인을 견디다
못해 집에서 아기 목욕하는 걸 흑백으로 찍어서 10R로 인화해줬더니, 오히려 더 좋아하더군요.
돌잔치에선 밥이나 잘 먹고, 차라리 일상의 사진을 찍어주는게 낫다 싶습니다...ㅠ.ㅠ

공연 사진은 개인의 취향이 가장 많이 작용하는데, 일단 망원계 렌즈가 있으면 유리합니다.
적어도 200미리 화각이 포함된 줌렌즈나 단렌즈를 확보하는게 좋지요.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휘황찬란한 조명에도
굴하지 않고 촬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역시 흑백을...^_^)


4) 조언 아닌 조언

조언 아닌 조언을 하나 드리자면, 결혼식이든 백일/돌잔치든, 심지어 어느 누구의 공연이든 간에
만약 촬영을 제안 받았다면 절대로 기죽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결혼식에서 하객들 눈치보면서
사진찍었다간 나중에 신랑 신부 눈치보게 됩니다. 사진때문에 결혼식을 다시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무조건 안면몰수하고 귀도 막아야 합니다.
머릿속에 그려둔 그림이 나오는 곳이라면 어디라고 들어가고 올라가야 합니다.
괜히 사람들 눈치보고 뻘쭘해 하다가, 나중에 땅을 치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사람들이 포즈를 잡으면 '하나, 둘, 셋'하고 우렁차게 말해줘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야 셔터가 눌러지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으로 사용하는 기종말고 똑딱이류의 작은 카메라를 하나 더 소지하고 있는 것도
나름의 방법입니다. 메인이 흑백이면 똑딱이는 컬러.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외로 똑딱이가 사람을 살려주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_^


모자란 실력과 글이지만,
그래도 필요한 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습니다.

Fin.

 

출처 : 로모그래피 구창본님

Posted by 라면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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